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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2



8월쯤인가.. 7월쯤인가. 강의듣은 도중 같이 공부하시는 분으로부터 추천받아서 읽게 된 책.

서점에 없길래 헌책방에서 구매했는데.. 다시 서점 검색을 해보니 서점에 딱하니 있다는.


추천사유 : 섬세한 (감정)묘사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쨎거나 섬세하다는 말이 들어가 있었고, 책을 읽는 도중, 읽은 후에도 작가의 섬세함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됨. 부럽.... 많이 부럽.



읽는 내내 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던 책. 책으로 머리가 이렇게 복잡해지는 것이 얼마만인가. 혹은 처음인가 싶을 정도로 복잡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아마 여러가지 측면이 있겠지만,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나랑 너무나도 닮아 있는 주인공때문이기도 하고,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상상할 수 있는 범위 밖의 사람(?)이라는 점 때문이었을 것이다.


일단 내 경우 나랑 닮아 있는 어떤 지점이 나오면 굉장히 불쾌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은 얘기의 대상이 아니므로 패스.


소설 내내 떠올랐던 건 저런 사람이 존재할까라는 문제이다.  분명 불가능한 부분도 있어 보인다. 불편하게 여겼던 점은 바로 그런 부분이다. 내가 인식하는(그냥 대충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세상의 범위의 밖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불편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몇몇 불편한 점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었다.  특히 적당히 나이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방향성 없게 주저리 주저리... .하는 건 아직 명확히 정리가 안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떻게 말을 해도 횡설수설이 되지만, 다음 책을 읽기 위해 몇자 더 적어보고자 한다.


주인공의 변화, 심리묘사, 다양한 지식들에 대해서는 정말 대단하게 여겨진다. 사실 주인공이 한 행동들에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심지어 교통사고까지도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작가가 직접 경험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경험하지 않고서 이 정도로 기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경험했어도 기술이 어려운 내용이다.  경험도 얕은 경험이 아니다. 온몸으로 온생을 다하여 경험한 듯한 느낌이다.


그렇지만 ...

일단 면담과정에서의 변화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현재의 문제를 전부 과거의 욕망, 특히 어렸을 때의 욕망으로 한정짓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든다. 왜냐하면 그런 과거를 가지고 살더라도 현재에 충분히 그렇지 않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의 중첩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재를 과거로만 그렇게 구성해버리면 내가 생각하는 현재는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랄까.

그리고 전반적으로 개인의 현재를 너무 개인의 과거의 영향만을 기술했다는 점은 좀 아쉽다.


결말도 이것은 해피엔딩으로 보이지만 해피엔딩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두 주인공은 결말에서  적어도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들이 일상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결말부분에 가졌던 그 마음들과 행동들을 할 수 있을까? 일상은 온갖 욕망들의 집합체이다. 다시 말해 나의 욕망을 보고 그 욕망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일상으로 돌아오는 순간 온갖 다른 욕망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복잡다단한 욕망들 속에서도 과연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떤 형태로든 두 주인공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많은 것을 느끼고 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하고 많이 변화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내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알 수 있다. 

.... .나의 변화와 일상론인데.. 더 길어지기전에.. 그냥 생략.

어쨎거나 일상으로 돌아와 기존처럼 살지 않도록 하기위해서도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스스로 밸런스를 잡아가려는 뼈를 깍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저 단계에 접어들면 사는 것은 이제 힘든 것이 되어버린다. 정말도 저 단계에 결말부분에 있는 주인공들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면....


개인의 살아온 삶과 더불어 함께 사회적인 측면이 함께 존재한다. 주인공들의 심리, 감정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공감이 너무 잘 되었다. 읽으면서 가끔... 저 사람들이 살아온 사회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좀 해보았다.

그리고 약간은 .... 반대적 입장에서..

저런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생각도 조금 해보았다.

좋아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와 행동에 대해서도...


나이를 먹어간다고 느끼는 여자들, 공허함을 많이 느끼는 여자들이 천천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린 친구들이 읽을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 머리로 보는 책이 아니라 몸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페르소나는 배우가 자신의 역할을 청중이게 나타내기 위해 쓰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다. 같은 의미로 페르소나는 인간이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나타내 보이기 위해 사용하는 가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많은 역할을 하고, 그 역할과 타인들의 요구에 맞추어 어떤 행동이나 태도를 취한다.실제로 현대 생활의 복잡한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페르소나가 유용하며 필수적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페르소나는 매우 해로울 수도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 페르소나가 진정한 자기의 본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그는 그 역할자 자체가 되어 버린다. 그러면 그 사람의 자아는 오직 페르소나와는 동일시되어 성격의 다른 국면들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게 된다. 그 사람은 결국 진정한 자기로부터 소외되어 팽창한 페르소나와 축소된 다른 성격의 국면들 사이에서 긴장을 초래하게 된다. 이 현상은 심리적 건강을 방해한다.



비로소 내가 지금까지 무슨 힘으로 살아왔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여전히 유년의 아이처럼 어머니와 어머니적인 것의 사랑과, 아버지와 아버지적인 것의 승인을 얻기 위해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일에서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자 하는 것도, 훌륭한 인간이 되고 싶었던 것도 결국은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서였다. 그러니 아무리 많은 것을 성취해도 만족감이 없었던 것은 당연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이제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이므로. 그 깨달음은 쓸쓸하고 허탈했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기가 불편할 정도에요. 나는 사람을 믿지 않아요라든가, 인간이  얼마나 추악한 존재인데요라고 말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있기기 민망해요. 누군가가 어떤 상황에 대해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 저 부분이 저 사람의 노이로제거나 콤플렉스구나 하고 생각하죠. 그러니 점점 더 입을 다물게 돼요.



이제 내 눈에는 사람들이 거대한 상처덩어리로 보였다. 그들은 콤플렉스로 먹고 노이로제로 일하고 상처로 말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았다. 주변 친구들을 둘러보면 모두들 어떤 식의 과중한 감정 상태에 처해 있는 것이 보였다. 항시적인 분노 상태, 극단적인 조울증 상태, 억압으로 인한 무기력 상태, 휘몰아치는 듯한 불안정 상태...... 그들이 명백하게 그 문제로 인해 고통당하면서도 그 상태 속에 자신을 방치하는 게 안타까웠다. 그러니까 그들의 생존법도, 사회적 억압에 대항하는 방법도 결국은 저마다의 상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미니즘도, 쇼비니즘도, 테러리즘도 제 몫의 상처일 뿐 아닌가 싶었다. 


내 내면에는 오물과 같은 추악함이 가득 차 있어요. 절대 놓치지 않으려던 자신에 대한 거짓 이미지, 세상이 나를 버릴까 봐 전전긍긍했던 피해 의식, 거듭 애착이 잘려 나갈때마다 마음속에 자라났던 분노, 그럼에도 내가 선량하고 올바른 사람이라고 믿었던 나르시시즘, 내 마음의 왜곡에서 비롯된 편견과 선입견.... 그런것들을 가지고 있었어요.




혼자 살면서도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기조를 유지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경제적으로 완벽하게 독립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인격면에서 어떤 한 귀퉁이가 찌그러진 사람이 되지 않을 자신이있다면 혼자 살아도 된다.



병이 내 편이 되어 나를 축복해줄 때까지 병을 물고 늘어지는 것, 병을 계기로 삶의 전환점을 마련하고, 병을 발판으로 의식을 한 단계 끌어올릴고, 병이 거름이 되어 미래가 열릴 때까지 병을 붙들고 씨름해야 했다. ,,,,,,


--책 내용 중에서



written by Biju 

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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