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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1

[서울, 2011] 출근길

출근길에..
이날 대략 한시간이 안되는 시간에 걸쳐 출근을 했더니...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왔다.
지하철을 타기 전에는 해가 예쁘게 날 줄 알았더니.

대략 비슷한 시간에 출근을 하다 보니 생기는 일들이 있다.
작년쯤에는 어떤 분과 종종 마주보며 앉게 되는 일도 있었고... 어느날 부터 안보이니 출근길이 허전하게 느껴졌다. 올해는 다행이도? 그런 분들이 없는데. 그래도 비슷한 시간에 다니다 보니 몇몇 분들이 낯이 익어진다. 아마 나도 비슷하게 기억될까.

천천히 천천히 해가 뜨는 시간이 늦어지고, 매일 맑던게 몇일간 흐려지는 이런 날씨가 지하철을 타기 전 잠깐 역사안으로 비춰지는 것이 계속 무언가 변하고 있었구나 느껴지게 한다. 매일 바쁜 표정으로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때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달라진게 없는 것 같지만, 역사안으로 비춰지는 햇볕이나 바람, 비, 그리고 앞으로 있을 눈을 보면 끊임없이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나날이 나이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비가 오고 흐리고 눈이오고 맑은 해가 뜨고 멋진 아침을 맞이하기도 하고 흐리멍텅하게 정신없는 아침도 지나가고 그렇게 또 다시 날씨는 변해가면서 말이다. 

지하철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출근 길 지하철에서 가장 기분이 좋은 것은 여고생들이 떠드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여고생이 아닌 그보다 조금이라도 나이 든 사람들은 대부분 피로에 쩔어 있어 생기가 없는데 반해 유일하게 여고생많이 지하철에서 생기가 있다. 그 칙칙한 곳에서 칙칙하지 않은 여고생의 활기가 부럽다. 그러나 가끔 그 여고생도 나이가 들어 지하철을 타면 우리처럼 변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며 부끄럽기도 하다. 

지하철에서 제발 좀 내리고 탔으면 좋겠다. 어느날 보니 이게 굉장히 신경쓰이는데.. 사람이 많건 적건 좀 내리고 타면 좋겠는데.. 서울은 뭐라 그리 바쁜지..
요즘은 다 내리고 천천히 타는 사람을 보면 감사하고,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인다. 반면에 내리기전 서둘러 타는 사람을 보면 아무리 예뻐도...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저런 사람은 나랑 가까운 사람이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지하철에서 내린다. 

아마 그렇게 서둘러 타는 사람들은 얼굴도 성격급해서 쭈글쭈글해지지 않을까 싶다. 저주하는 말이 되버린 것 같지만... 가끔 나도 모르게 서둘러 타고 있는 내모습을 본다...나도 그렇게 되기 전에 조심해야겠다고 다짐을 종종 하게 된다. 


말꼬리 선곡이다. 천천히 천천히 라는 말이 한번 등장해서.. 몇 번 들어본 곡이 있어서 적어본다.


빛 좋은 날엔 창문을 열고
거리를 바라보던 너

앞집에 빵들 고운 차 향기
늘 우리 놀이터엔 그댈 향한 미소

참 철이 없었죠. 우리 젊은 날
생각나나요 어느 겨울 밤
첫사랑인 듯 온 거리를 떠다녔죠

눈보다 하얀 그대 모습에
어두운 밤은 물러가고
정거장 건너 여름 저편에
음악 소리 흐르던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
걸음을 천천히 바람도 천천히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
구름도 천천히 세월도 천천히

앞집에 빵들 고운 차 향기
늘  우리 놀이터엔 그댈 향한 미소

참 철이 없었죠 우리 젊은 날
생각나나요 어느 겨울 밤
첫사랑인 듯 온 거리를 떠다녔죠

눈보다 하얀 그대 모습에
어두운 밤은 물러가고
정거장 건너 여름 저 편에
음악 소리 흐르던

참 아름다웠죠 그대 젋은 날
생각나나요 

천천히...천천히, 정원영 5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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