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장통

그러고 보면 혼자 살 팔자인가보다.


그러고 보면 혼자 살 팔자인가 보다.

 모든 멘트나 글이 그렇지만... 머릿속에 들어있을 때는 정말 멋지다가도 이렇게 구체화가 되면 꽝인듯 하다.

그러나, 생각났던 것중 변하지 않는건.... 혼자 살 팔자인가 보다 하는 것.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살아오긴 했지만... 그러고 보면 어느 순간 이후 항상 혼자였던 것 같다.
내 생애 짧은 역사를 돌이켜보자면...
어릴적에는 내가 주도해서 아이들을 끌고 놀기도 했었다. 그 때는 혼자였었는지.. 아녔는지 모르겠지만.. 아니었다고 해두자. 뭐 어릴적에는 내 맘대로 해도 다른 아이들과 즐거운 경우가 더 많았었으니까.

빌어먹을 고등학교 시절 이후부터는 뭘 해도 혼자였던 거 같다.
굳이 따지면... 대운이 바뀐지 얼마 안되고 나서부터이기도 한 거 같긴 하다.
야구를 하고 싶은데.. 야구 할 사람은 없었고 그래서 혼자 농구했다.

대학교 때에도 공부를 하고 싶은데... 그냥 혼자서 인물과 사상을 열권넘게 읽었고, 기타 등등 여러 책을 읽었다.  농구하고 싶은데... 주변에 농구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묘하게 농구를 할 수가 없었다. 뭐 농구는 내가 워낙 못하기도 하니까.

뭐 암튼 쭈~욱 그랬다. 뭔가를 여럿이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하소연을 좀 더 하자면.. 몇일 전에는 객이 온다고 했고...그래서 맥주한잔 하자고 얘기하고.. 모처럼 마트에서 맥주를 사왔다. 다 죽어서 객이 들어왔다 간 탓에 애꿎은 맥주만 남았고..
먹으면 안되는 위장을 이끌고 몇일에 걸쳐서 다 먹어버렸다. 안먹을 수가 없나. 나의 냉장고는 맥주 네병이 여유있게 존재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만큼 작다. 가끔 집에서 반찬으로 보내오기에 냉장고에는 조금 여유가 있어야 한다. 혼자서 몇일에 걸쳐서.. 오늘도 맛도 없는(객이 굳이 사달라고 한... 내 입맛에 맞지 않는)맥주를 2병이나 먹어버렸다. 툭하면 바람맞는 인생이다. 것도 여자한테 바람맞으면 그러려니 하겠다. 나이 많은 노총각한테 바람맞는 인생이다.

가끔.. 사진을 찍곤 한다. 잘 찍는다곤 할 수 없다. 좋은 렌즈탓에 가끔 내가 좋아할만한 사진이 나오곤 한다. 사진을 찍어보는데 무언가를 계기로 해서 몇 사람과 주제를 정해놓고 사진을 찍자고 했다. 말한지 2~3주가 다 되어 가는데... 사진한장 안 올라오는 정도가 아니다. 다들 시작도 안하고 있는 거 같은 분위기다. 혼자서... 끙끙거리며 문자를 보내 독촉을 해보지만... 2~3주만에 겨우 회원가입시켰다.

이게 내 팔자인가보다.

그런데 이게 한두번이 아니고 일년에도 수차례있는 일이라 이제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
이러니... 늘어나는 건 혼자서 커피 마시러 가는 것, 그러려니 체념하는 것밖에는 없다. 아, 이렇게 혼자놀다 보니 사람의 말소리라고는 라디오를 통해서 듣는 게 반가워 라디오도 자주 듣는다. 하지만 듣는 라디오는 12시에 하고... 이젠 그 시간에  깨어있는 것도 힘들어 어둠의 경로를 통해 다운받아 듣는다.

갈수록 뭔가를 같이 해보고 싶은 욕심은 줄어들고... 이젠 그냥 커피한잔 같이 마셔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다.  

어느 글의 멘트에도 달았지만. 다시 한번 다음 글이 생각나는 때이다.

어느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도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혼자 바람맞는 세상, 거리를 걷다가 가슴을 삭히고
마시는 뜨거운 한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어느날의 커피] - 이해인
 

혼자 바람맞는 세상, 거기를 걷다가 가슴을 삭히고 마시는 뜨거운 한잔의 커피.

그래도 다행인건... 이제 가끔 가는 커피샵이 생겼다는 것.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하는 곳을 찾았다는 것은 정말 다행인일이다. 

나라고 해서... 항상 바람만 맞거나 했던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하고 싶은 걸 같이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음...이젠 면역이 되서 서운하지는 않다. 그래도 조금 쓸쓸하거나 외롭게 느껴지는 부분은 있지만 그 정도는 뭐 진짜 외로움을 느끼는 거에 비하면 약과일 뿐더러, 어느 순간에서나 느끼는 외로움에 비할정도가 못될정도로 약하기에 뭐 그것때문에 더 외롭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젠 많이 면역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전에는 많이 서운해한적도 있었으나... 이제 나이를 먹어버린 것이다. 

생각해보면... 근본적으로 나한테 문제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중학교 3학년때는 우리반보다 옆에 옆엣반친구들하고 더 친했다라던가, 작년에 일하는 곳에서는 같은 사무실 아가씨보다는 옆에 커피샵(사무실에서 운영하는) 아가씨들과 더 친했다라던가(미모의 문제는 아니다. 미모의 문제로 내가 행동을 달리하는 건 그런경우가 있긴 하지만...어쨎거나 그런 경우는 아니었다.)  최근 동의보감 강의를 들으면서 나를 챙겨주고 관심가져주는 건 우리조가 아니라는 점... 이런 것들은 나한테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증명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뭐 이런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는 충분히 좋다고 생각하고 추진하지만 내 의도에 공감은 하지만 몸이 못따라 오는 경우도 있고, 이제 나이도 있으니 바쁜 일들이 있어서 일수도 있고, 내가 항상 뭔가 주제을 잘못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혹은 내가 전달을 잘못했을 수도 있는 것이고, 내 의사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탓일수도 있다. 

이제 조금 얘기를 다른데로 돌려보자.
무한도전이 좋다. 첨부터 봤던 건 아니다. 예능과 티비따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우결은 사람들이 연애 및 결혼을 하는데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티비라고는 무한도전과 가끔 스포츠생중계정도만 본다. 명절이라면 1박2일을 보기도 한다) 무한도전에서는 6,7명 그리고 스탭과의 시간들이 프로그램속에서 녹아들어가 있어서 좋다. 함께 한 시간들이 충분히 서로의 매력을 더 돗보이게 한다. 웃기는 거 빼고 다 잘하는 정형돈을 웃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기도 하고, 각 멤버들을 유심히 관찰하여 1인 6역(7역)을 하기도 하고,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며 방송하는 모습을 보면 사뭇 부럽다. 이제서는 가끔 생각한다. 저게 내가 원했던 거라고.
내 삶도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고. 모자라고 부족하지만...같이 노력하고 같이 나아가는게 좋다고.

내 삶이 그렇게 될리가 있나... 혼자 살고 있고, 혼자 하고 있고, 혼자 생각하고 있는데...

어여 정리하고 자야겠다. 비 쫄딱 맞으며 혼자 등산하고 발에 부상까지 입은데다... 먹은 건 김밥한줄 + 라면 + 맥주2병 + 버터구이. 아 졸린다...낼은 병원도 가야 한다.

삶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삶은 무한한 도전이다. 정말 무한도전이다. 그렇게 혼자였었으면서도 이번에도 시도했었듯이...(물론 또 다시 혼자임이 여실하게 증명되는 지름길로 달려가는 것이 너무 선명하게 보이지만) 또 다시 때가 되면 시도하지 싶다. 계속 혼자지만, 어쩌면 삶을 사는 평생 혼자일지도 모르지만 때가 되면  또 다시 누군가와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 할 것이다. 하고 싶은 건 정말 많고, 내가 하고 싶은 것 중 그 어떤 것을 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있다. 
때가 되면 누군가에게 또 시도할 것이다. 같이 하자고.

감사한다. 가끔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다는 것에. 때론 혼자서 때론 누군가와 함께,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따름이다. 가끔은 으례껏(?)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따뜻한 커피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늘 넘어진다. 오늘도 넘어졌고... (산에서 넘어진 건 지난 겨울 이후 첨이군.) 넘어지는 건 이젠 뭐 익숙하다. 사실 아주 가끔 겁이 나는 건... 넘어지고 일어나는 걸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넘어지면 곧바로 잘 일어나고 있으니.

넘어진다면야 넘어지는 거고. 

이 글과는 상관없는 여담이지만... 넘어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줄 수 있게 되는 것도 멋진 일이다. 내 손을 잡아달란 얘기는 아니다. 많이 넘어져봐서 그런지 잘 일어난다. 갑자기 내 옆에서 넘어졌었던 누군가가 생각이 난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기 마련인데 넘어졌을 때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언제나 성장통이다. 어른이 되기는 애당초 포기했지만, 그런데도 또 성장통이다. 그런데 이제 성장통의 아픔이 많이 무뎌졌다. 전에는 정말 아픈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웃으며 얘기할 수 있고, 좋아하는 노래 한곡에도 무뎌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성장통은 멈추질 않는다.
성장통에게 감사한다. 내 삶을 좀 더 아프게 살 수 있어서. 불편함이 더 많은 걸 볼 수 있게,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기에.

오늘도 천천히...천천히... 살아간다. 삶을. 나는.
 

'성장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답변  (0) 2012.08.28
바람  (0) 2011.10.20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0) 2011.08.06
사람..  (0) 2011.08.06
나 괜찮아?  (0) 2011.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