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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1

[서울, 2011] 후기


'서울'이란 주제로 하여 사진을 찍어보고자 계획했던게 벌써 한달가량이 지났으며, 약속기일에틀이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진 한장 올라와 있지 않은 이 현실을 개탄하며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사실 이 프로젝트랄까. 이걸 시작했던 이유는 여럿이서 동일한 주제로 기간을 정해서 사진을 찍어 비교도 해보고 이런저런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 때문이었다. 공모전은 좋은 핑계거리를 제공해주었다. 혹시나 얻어걸릴 수도 있는 부분이니.

또한 사진을 보다 잘 찍으려 노력하는 여정가운데의 하나의 시도로써 하나의 주제를 놓고 다른 시선으로써 바라보려는 노력이었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 가운데 대부분은 '표정'이 있는 사진이다. 인터넷 안에서 늘 구경하는 사진들 속에서 항상 맘에 와닿는 사진은 표정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의 사진이다. 대부분은 예쁜 처자의 사진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기억에 오래 남는 건 좀 다른 사진이다. 이를테면 작가의 여친 사진이라던가, 와이프, 아이들등등이다. 사랑이 담겨 있는 표정이랄까. 혹은 다른 감정들이 담겨진듯한 사진등..

이쯤되면 좋은 사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됱다.
충실하게 구도, 색감, 질감등을 살려서 찍는 사진보다는, 사실 그런 사진도 아직 전혀 능력 밖이지만.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사진,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진등 이런 사진들이 난 더 좋다. 인물의 표정을 찍은 것만큼 더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날 보고 환히 웃어주는 모습의 사진한장 만큼 기분좋은 사진은 없지 않은가. 그 속에 추억을 비롯안 이야기까지 담겨져 있다면 금상첨화다.

아주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이랄까.  사람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하기 마련이고 내가 그걸 사진으로 담아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내가 자주 만날 수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이렇게 '표정'사진을 좋아함에도 못찍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첫째로 쉽게 쉽게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하는 수줍음을 간직한 소심함이 이유이고, 둘째로 대상의 부재이며(들이대고 싶은 사람한테나 들이대는 거지. 아무한테나 들이대고 싶지는 않은데다가, 늘상 혼자 놀아서 대상이 없는 것도 이유이다.(이 숙제도 혼자만 하고 있을 걸로 확신이 든다.) 셋째로 표현력의 부재를 이유로 들 수 있겠다. 넘치는 나의 생각을 표현력이 따라가지 못해서, 식상이 넘치는 물에 떠있는 뗏목같은 상황이랄까. 머릿속에 든 오만가지 중에서 표현되는 건 꽃 한송이 정도랄까.

이러저러한 이유로 '표정'사진을 찍기 어려운 것이다. 나한테는...

하지만 표정이 어디 인물에게만 있을까? 맑게 개인 푸른 하늘에 높게, 낮게, 지멋대로 흘러가는 구름이 하늘의 표정을 만들어주고, 창문으로 보이는 지하철입구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그 풍경과 함께 출근시간의 표정을 만들어준다. 나뭇잎에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에 소나기는 한여름의 시원한 표정을 만들어주며, 비가오는 순간에는 서울은 멋진표정의 도시가 되기도 한다. 

서울에 살아보니 서울은 굉장이 이상한 동네날까. 모든 것이 많이 어긋나 있다. 그래서 일까 나의 관계의 어긋남이 때로는 정상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사람들의 삶이 도시와 완전히 따로 노는 느낌이다. 이런 느낌을 갖게 되면서, 그리고 사진을 찍게 되면서 서울의 표정을 찍어보고 싶어졌다. 물론 이미 서울의 모습은 많이 찍혀져 있다. 촛불집회, 등록금 50%..., 디자인 서울, 한강 르네상스, 청계천, 두리반, 용산... , 물에 잠긴 광화문등... 
나의 우유부단함과 소심함등에 부정적 역사관까지 합하여(설명하기 귀찮아서 비약을 심하게 함) 자극적이지 않은 일상의 평범한(?) 모습을 찍어보고 싶다. 내가 흔히 말하는 일상의 모습이다. 오늘도 내일도 조용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더 많은 법. 그 사람들 속에서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찍어보고 싶은 것이다. 오늘 해가 지는 모습, 출근길, 퇴근길, 동네등의 서울이 보여주는 표정을, 어쩌면 무미 건조해보이고 재미없을 것 같은 모습이지만 도전해보고 싶다. 

사실 결론은 처음부터 나 있었던 얘기인 것이다. 지난 한달여간 찍어보고자 하고 몇번 찍어보지 못하였지만, 계속하여 혼자서 틈틈히 찍어봐야겠다. 

찰나에 승부를 거는 것은 사진의 발견이 곧 나의 발견이기 때문이다. 
 
초고.. 작성, 2011.08.28
수정예정.... 오늘 완성할려고 했으나.. 이번주 해야 하는데 빼먹은 일이 있어서...
 아,... 다음주 쓸데없이 바쁘겠다. 
사진은... 오늘 한강을 걸으며 찍어서 올릴려고 했으나..웬지 모를 피곤함에 하루종일 방에 뻗어 있느라.. ^^;;
사무실 옥상에서 아이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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